영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있나요


내가 좋으면 좋은거지 뭐



그래서 준비한 영화 캐롤 내 맘대로 분석하기.



영화를 재밌게 봤던 분들이라면 이 글에 공감하실 것 같아요.


특히 좋아하는 영화라 여러번 봤더니 의미가 담긴 부분이 많이 보였어요.


캡쳐본과 함께 설명 시작해볼게요.





#1. 시작과 끝



제가 감독이라도 영화의 시작과 끝에 어떤 장면을 넣어야할지 많은 고민을 할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는 시작과 마지막 장면이 연결이 됩니다.



영화에서는 거의 비중없는 한 남자가 주인공들의 뒤에서 나타나며 시작됩니다.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산통을 깨버리는 갑분싸 캐릭터 부들부들...


마지막 장면은... 저도 글 마지막에 얘기해볼게요!







#2. 기차



테레즈와 캐롤이 처음 만나는 장면.



기차를 좋아하는 소녀같은 테레즈와 딸에게 기차를 선물하려는 성숙미 뿜뿜 캐롤.


기차는 두사람을 연결해준 매개체 이기도 하며 테레즈에게는 추억, 기억과 같은 과거를 뜻하기도 합니다.






테레즈가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더이상 기차에 관한 장면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지만 그 사랑이 쉽지않은 캐롤은 이를 계기로 조금씩 달라져 갑니다.



























#3. 향수



캐롤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으로 향수를 사용합니다.


후각이라는 원초적인 본능을 이용한 것이 재밌었어요.


동성의 사랑도 선택이 아닌 본능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싶었던 걸까요









#4. 어깨 터치



이 장면 또한 아주 적극적인 캐롤의 매력어필 방법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손길에도 심장이 쿵! 하는 느낌이 잘 나타납니다.


향수냄새를 맡을 때와 어깨 터치 때 테레즈의 혼란스러운 표정 변화도 재밌어요ㅎㅎㅎ



















#5. 테레즈와 남자친구와의 관계



남자친구가 처음 등장하는 씬에서는 주변에 낙서가 마구 그려져 있어요.


시대적 배경이 불안한 것도 있겠지만 남친을 만나면서 불편했던 마음을 표현한 것 같네요.


게다가 영화관에서의 장면은 아예 앵글이 삐딱~ 하게 찍힙니다.



오히려 남친, 남친 친구들과 술을 먹는 자리에서 처음으로 정상적인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것도 잘 보면 자리배치가 재밌습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애인 옆에 앉는것이 일반적인데, 테레즈와 남친 사이에 또 다른 인물이 있습니다.


타임즈의 사진기사로 일한다는 사람입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테레즈가 흥미를 보입니다













별다른 장치가 없는 씬에서는 서로 소통이 안되는 대화들을 주고 받고 있구요.


가장 감정이 최고조로 이르렀을 때 (캐롤과의 여행문제로 다투는 씬)


두사람 사이에 계속해서 벽이 있고 그 사이로 다투는 연출이 됩니다.














#6. 파티 장면



캐롤과 테레즈는 각자의 파티에서 다른 사람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못합니다.


잠시 담배를 태우러 창가에 왔을 때의 장면은 답답한 프레임에 갇혀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두사람 다 파티자리에서 비로소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7. 빈부 격차




두 사람의 외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방해 요소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이 바로 빈부 격차인데요.



첫번째, 고급 레스토랑에 가볼 수 없던 테레즈는 메뉴를 고르지못하고 캐롤과 같은 것으로 달라고 합니다.


두번째, 자신이 손님으로 집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부엌에서 간식과 티를 준비합니다.


세번째, 호텔에서 마치 캐롤의 수행비서 마냥 행동하는 테레즈















#8. 선물의 의미




서로 주고받은 선물에서 빈부 격차를 알수 있습니다.


캐롤은 최신형 카메라를, 테레즈는 음반을.



하지만 이것은 빈부 격차 외에도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는 사진작가를 꿈꾸는 테레즈에게 미래를 선물한 것이고


음반은 이미 지나간 일을 회상하며 캐롤에게 추억을 선물한 것이죠. 


결혼 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워 하는 '과거' 라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9. 거울




이번엔 거울이 나오는 씬을 살펴볼게요.


초반부에 딸의 머리를 빗겨주는 장면을 볼까요.


가운데 큰 거울과 양옆으로 사이드 거울이 있죠.


그런데 가장 정면에 있는 거울을 놔두고 계속해서 옆의 작은 거울로만 비춰집니다.


또한 딸과의 모습이 잘 비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테레즈와의 장면에선 다릅니다.


머리를 매만지며 거울을 보는데 둘의 모습이 아주 잘 뚜렷하게 거울에 비춰집니다.


캐롤의 진실된 모습은 역시 테레즈와 함께일 때겠죠.



















#10. 침대에서 홀로 깨다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사람은 새해를 맞으며 관계를 갖습니다.


허나 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받아들인건 테레즈가 아닌 캐롤입니다.



자신의 이혼, 양육문제로 도망치듯 떠나온 여행이었으며 이 시절 동성간의 사랑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입니다.


테레즈와 달리 밤잠을 설쳤을 겁니다. 


먼저 일어나 커피를 먹는 캐롤.


결국 그 다음날도 테레즈는 홀로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캐롤은 떠났구요.


















#11. 손톱색으로 보는 심경 변화




이 부분은 못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영화 내내 캐롤은 손톱에 새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채 나옵니다.


하지만 테레즈와 헤어진 후부터는 손톱의 색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 손톱은 양육 문제로 법적 공방이 끝나고 부터 다시 새빨갛게 바뀝니다.


사랑하는 딸을 포기했지만 자기자신을 되찾았기 때문입니다.
















#12. 자동차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모두 자동차에서 연출합니다.


주절주절 많지만 간단하게 요약해볼게요.




첫번째, 캐롤의 집에 초대되어 차를 타고가는 테레즈. 


터널을 지나가는 장면에서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것 같은 몽환적인 장면들이 나옵니다.


'진짜 사랑'에 빠진 테레즈가 겪게 될 미래들입니다




두번째, 빈부 격차뿐만 아니라 극중에서 나이차도 많이 나는 이 두사람이 가장 동등해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여행하는 차 안 입니다.


서로 격없이 장난치는 장면은 이 두사람이 사랑을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13. 마지막. 다시 처음으로






이혼 문제를 정리 후 다시 테레즈에게 만나자고 한 캐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사랑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ㅡㅡ 첨에 나왔던 갑분싸 놈이 지금 나옵니다


하여튼 이 둘의 사랑은 쉽지가 않네요. 


처음과 이렇게 이어진답니다.


계속해서 남성들의 등장으로 둘의 관계에 금이 가는데요.







하지만 마지막엔 !











테레즈가 수많은 남자들을 헤치고 나와 반짝반짝 빛나는 캐롤을 발견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












어떠셨나요. 


시대적 배경이나 촬영 기법들을 알면 더 많은 것이 보이겠지만


보이는데로 봐도 많은 것들이 보이네요!




앞으로도 초짜가 알려주는 쉬운 영화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안녕~